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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복수는 나의 것 줄거리, 복수 3부작, 명장면 분석

by clsrn8778 2025. 11. 1.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Sympathy for Mr. Vengeance)
2002년에 개봉한 그의 첫 ‘복수 3부작’ 중 첫 번째 작품이다.
이 영화는 복수를 다루지만, 그 어떤 통쾌함도 없다.
그 대신 복수가 낳은 또 다른 복수,
인간의 절망과 아이러니가 낳는 비극을
잔혹하면서도 서늘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주연에는 송강호, 신하균, 배두나, 임지규 등이 출연해
감정과 폭력이 뒤섞인 사회적 비극을 완성했다.

복수는 나의 것

줄거리,절망이 부른 연쇄 복수의 서사

청각장애인 류(신하균) 는 공장에서 일하며
병든 누나의 신장 이식을 위해 돈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돈이 모자라 절망에 빠진 류는
불법 장기 매매 조직에게 속아
자신의 신장만 빼앗기고 돈은 잃는다.

그때, 공장에서 해고된 류는
자신의 여자친구 영미(배두나) 와 함께
회사의 사장인 박동진(송강호) 의 어린 딸을
일시적으로 유괴하기로 결심한다.
그들의 목적은 돈이 아니라,
단지 병든 누나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류는 아이를 잘 돌보며 몸값만 받고 아이를 돌려보내려 한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비극이 찾아온다.
류의 누나는 이 사실을 알고 죄책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고,
아이 역시 사고로 익사한다.

이후 영화는 복수의 방향이 뒤집히며 폭주한다.
딸을 잃은 박동진은
류를 추적해 잔혹하게 살해한다.
그러나 그 복수 또한 새로운 복수를 낳는다.
영미가 다시 박동진을 찾아 복수를 시도하지만,
그 역시 폭력의 굴레 속에서 파멸한다.

영화는 복수를 거듭할수록
인간이 얼마나 허무하고 잔혹한 존재가 되는지를 보여준다.
이 작품에는 정의도 승리도 없다.
오직 복수와 슬픔만이 끝없이 이어질 뿐이다.

복수 3부작 설명,폭력과 감정의 진화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은
인간의 분노와 도덕의 경계를 탐구하는 시리즈다.
그는 세 작품을 통해 복수를 다층적으로 해석했다.

① 「복수는 나의 것」 (2002)

시리즈의 시작이자 가장 냉소적인 작품이다.
이 영화는 사회적 약자의 절망에서 비롯된 복수를 다루며,
복수가 가진 비인간성과 감정의 공허함을 날것 그대로 보여준다.
서사는 느리지만, 인물의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마다
감독의 철학이 가장 날카롭게 드러난다.

② 「올드보이」 (2003)

2부작인 「올드보이」는
복수의 미학적 완성형이라 불린다.
미스터리 스릴러의 형식을 빌려,
시간과 기억, 운명이라는 요소를 더해
복수를 인간의 존재론적 질문으로 확장시킨다.
잔혹하면서도 세련된 연출,
오대수(최민식)의 망치 액션과
이우진(유지태)의 냉철한 복수심이 대비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③ 「친절한 금자씨」 (2005)

마지막 작품인 「친절한 금자씨」는
복수 이후의 구원에 대한 이야기다.
이 영화에서 복수는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죄와 용서를 매개로 한 인간성 회복의 과정으로 그려진다.
즉, 3부작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복수의 완성은 곧 파멸이자 해방’이라는 역설이다.

박찬욱은 이 시리즈를 통해
복수를 ‘감정의 폭발’이 아닌 ‘철학적 행위’로 해석했다.
그는 인간의 본능이 만들어낸 폭력을 미화하지 않고,
오히려 그 속의 허무함과 잔혹함을 응시한다.


명장면 분석,침묵과 잔혹, 감정의 절제

‘복수는 나의 것’에는
잔혹함보다 더 무서운 침묵의 장면이 많다.
특히 류가 물가에서 시체를 묻는 장면은
대사가 거의 없지만,
무겁고 절망적인 감정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카메라는 인물의 표정보다
물결과 바람, 그리고 주변의 정적을 담으며
‘복수의 공허함’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또 다른 명장면은
송강호가 복수를 완수하는 장면이다.
그는 딸을 잃은 아버지로서
류를 살해하지만, 그 표정에는 분노가 없다.
오히려 피로와 슬픔이 뒤섞인 체념의 얼굴이다.
그 순간 관객은 복수가 해결이 아니라
끝없는 상처의 반복임을 깨닫는다.

박찬욱 감독은 이 작품에서
폭력 장면을 자극적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그는 관객이 ‘보는 폭력’보다
‘느끼는 폭력’을 경험하게 만든다.
카메라의 거리, 인물의 무표정,
색감의 절제된 톤—all 이 모든 연출이
감정의 냉기 속에서 비극을 확장시킨다.

마지막 장면에서,
류를 살해한 후 박동진은 무표정하게 담배를 피운다.
그의 복수는 끝났지만, 마음은 비어 있다.
그때 복수를 꿈꾸는 또 다른 사람이 등장하며
이 이야기가 결코 끝나지 않음을 암시한다.
이 ‘무한 복수의 고리’가
박찬욱 영화 세계의 핵심이다.


결론

「복수는 나의 것」은 불쾌하고 어둡지만,
동시에 가장 인간적인 감정을 품은 영화다.
이 작품에서 박찬욱은
복수를 통해 인간의 나약함과 사회의 잔혹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정의는 없고, 선악은 모호하며,
오직 인간의 슬픔과 무력감만이 남는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단순한 폭력극이 아니라
‘복수의 철학’을 탐구한 걸작으로 평가받는다.